“사랑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달리 내세울 없는 저는 아이 키우는 재주밖에 없거든요.”
제 자식 키우기도 버겁다고 핏줄을 버리거나 방기(放棄)하는 비정한 부모들도 적지 않은 세태에 남의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듬
은 장한 어머니가 있다.
주인공은 대전 중구 대사동에 거주하는 장정희(54·사진) 씨.
22일 가정위탁의 날(‘친가정과 위탁가정 두(2) 가정이 내 아이와 위탁아동 두(2) 아이를 행복한 가정에서 잘 키우자’라는 의미)
을 맞아 대전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만난 장 씨는 위탁부모로서 4명의 아이들과 함께해온 지난 세월을 곱씹었다.
10년 전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부모의 보살핌을 받기 힘들어진 친조카 형제를 3년간 양육·보호한 것을 계기로 가정위탁보
호제도에 눈을 뜨게 된 장 씨는 2006년 지적장애와 청각언어장애를 가진 친모와 강압적 양육 태도를 갖고 있는 친부로부터 학
대를 당하던 10살, 7살(지적장애 3급) 형제, 2009년에는 친부의 사망과 친할머니의 방임으로 안식처를 잃은 16살, 13살 형제의
어머니를 자처했다.
친아들 둘을 합쳐 6명의 아들을 키운 그녀는 사춘기에 방황하기 쉬운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을 도우며 그들이 건강한 사회인이
될 수 있도록 올바른 성장을 위해 헌신해 왔고, 거기에는 남편 황동윤(57) 씨의 외조가 단단히 한 몫을 했다.
가정위탁보호제도를 통해 얻은 4명의 아들 중 올해 20살이 된 김 모 군은 충남 당진의 한 업체에 취업을 해 자립을 꾀하고 있
다. 김 군은 첫 월급을 타 위탁부모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자신에게 소중한 위탁부모와의 인연을 맺어준 대전가정위탁지원센터
에 후원금을 보내오기도 했다.
아동복지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가정의 달을 맞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장 씨는 “네 아들 모두 남의 아이라 여기지 않고 내가
낳은 아이처럼 키웠다. 가장 큰 아들이 올해 20살, 막내가 14살이 됐는데 훌쩍 자란 아이들을 보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
을 느낀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대전가정위탁지원센터 위탁부모 자조모임인 ‘사랑의 둥지’ 회장을 맡고 있는 그녀는 “요보호 아동들을 통해 위탁부모들이 무슨
이득이나 취하는 것처럼 인식하는 등 가정위탁보호제도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어 마음이 아프다”라며 사회적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숭고한 나눔을 실천하는 아름다룬 문화가 확산되길 기원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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