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운전대' 잡은 대리운전기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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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대리운전-대전가정위탁지원센터 협약 기사 50여 명 한 뜻 ··· "타 업체도 동참하길" |
“앞으로 얼마를 더 살지 모르지만 좋은 일 하면서 보람찬 삶을 살아야죠.”
25일 대전 중구 대흥동에 자리한 대전가정위탁지원센터(관장 이영신)에 소년과 같은 해맑은 미소를 띤 건장한 중년 남성이 찾아왔다. 그는 대전에서 대리운전업체를 운영하는 강석훈(51) 대표로 이날 특별한 협약을 맺기 위해 가정위탁지원센터를 방문한 것이다.
대리운전업계에서 소형 업체로 분류되는 ‘042대리운전’(042-2222-042)을 운영하는 강 대표는 수익금 일부를 지역 가정위탁보호아동 양육 지원기금으로 기부하고자 센터와 업무제휴 협약을 맺은 것.
자영업을 하다 대리운전업에 뛰어든 지 1년 밖에 안 됐다는 강 대표는 “6개월 전 급성 심근경색으로 목숨을 잃을 뻔 했다. 응급수술을 받고 소생한 후 인생을 보다 의미있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직 회사 형편이 어렵지만 수익금을 쪼개 불우한 환경의 아이들을 돕고 싶어 대전시의 주선으로 대전가정위탁지원센터와 인연이 닿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삿속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게 결코 아니다. 우리 회사에 소속된 50명의 기사들과 ‘우리도 힘들지만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자’라는 취지에서 작은 나눔에 뜻을 모은 것”이라며 “다른 업체들도 지역사회 기부문화 확산에 동참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대전가정위탁지원센터는 지난 2003년 개소해 아동의 부모 사망, 실직, 이혼 등의 사유로 가정에서 양육될 수 없을 때 혈연관계가 없는 일반가정에서 일정기간 아동을 위탁 양육하도록 해 올바른 성장을 돕고 있다.
현재 대전지역 가정위탁보호아동은 227세대 311명으로 아동의 심리사회적 적응을 돕기 위해 상담과 자립지원 및 후원물품 지원, 결연후원금 지급, 위탁부모 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영신 관장은 “고소득층이 아닌 대리운전 기사분들이 고생스럽게 일해 버는 소중한 돈으로 나눔을 실천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 ‘지역사회에서 (가정위탁보호아동을) 함께 키운다’라는 의미에 부합하는 사례”라며 환하게 웃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