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월 된 정우(가명)는 엄마가 외출할 때 쳐다보거나 안아달라고 하지 않는다. 엄마가 돌아와도 마찬가지다. 이름을 불러도 신경을
쓰지 않다가 서너 번 불러야 겨우 돌아보는 정도다. 옹알이나 걸음마, 눈맞춤은 빠른 편이었지만 언제부턴가 ‘자기 세상에 갇힌 아
이’처럼 굴기 시작했다. 자폐증을 의심한 정우 엄마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진단명은 뜻밖에도 ‘반응성 애착장애’. 어린 정우에
게 홈스쿨링, 책읽기를 강요하며 따라오지 못하면 화를 내는 엄마의 양육방식이 문제였다.
서울시교육청은 4일 이 같이 잘못된 유아 조기교육의 폐해를 예방하기 위한 ‘적기교육 캠페인’을 벌인다고 밝혔다. 캠페인의 첫 일정
으로 시교육청은 이날 서초구 서울시교육연수원에서 ‘유아시기, 놀면서 배울 때입니다’를 주제로 전문가 강연을 진행했다.
첫번째 발표자인 서유헌 한국뇌연구원장은 조기교육의 문제점을 의학적 관점에서 풀어나갔다. 유아의 두뇌는 신경세포 사이의 회로
가 아직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스트레스 자극을 반복적으로 주면 정보전달이 이뤄지는 수상돌기가 망가진다.
서 교수는 “엉성한 전선에 과다한 전류를 흘려보내면 과부하 때문에 불이 나는 것처럼 조기교육을 과도하게 시키면 과잉학습장애 증
후군이나 우울증, 애착장애 등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우남희 동덕여대 교수는 “(대부분 엄마들은) 어린 아이들이 실제보다 빨리 발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찍 교육을 시작해도 아이
들이 다 받아들일 수 있다고 잘못 생각한다”며 한국인들의 ‘빨리빨리’ 심리를 조기 선행학습의 원인으로 꼽았다.
<보건복지부 희망에서 행복으로 복지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