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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맺어진 우리 가족에 사회는 혈연을 요구하네요"

등록일 2019.05.23 14:22
참조 1 :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0833594?lfrom=kak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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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부모가 키울 사정이 안 되거나 양육을 포기했을 때 아이에게 남은 길은 해외나 국내로 입양되거나 고아원 등에 입소하는 것을 떠올리기 쉽다. 아직 소수에 불과하지만 '남의 집'에서 크는 방법도 있다. 전문용어로는 '가정위탁'이라고 부른다.

물론 아무 집에서나 크는 것은 아니다. 아이를 맡아 키우겠다고 가정위탁을 신청한 가족에게 맡겨진다. 가정위탁에는 조부모나 친인척이 맡아 키우는 '대리 양육'이나 '친인척위탁'도 있지만, 두 경우를 제외하고 '피붙이'가 아닌 가정이 아이를 맡는 '일반위탁'으로 2017년 1월 현재(가정위탁 통합전산시스템 기준) 아동 974명이 자라고 있다.

1천명에 가까운 아이들이 삶을 의탁하고 있는 780여 가정의 상황은 어떨까. 5월22일 '가정위탁의 날'을 앞두고 일반위탁 가정과 가정위탁 지원기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여권은 색깔이 다르고 학교엔 아빠 성을 바꿔 적어내요"

위탁 가족과 아이가 조금 더 윤택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는 혈연을 중시하는 제도이다. 즉 친권이 없는 위탁 부모에게 크고 작은 고충이 뒤따르는 것.

일반위탁으로 피가 섞이지 않은 세 아이를 키운 이한주(68·경기 파주시)·사은숙(63) 부부는 이미 어엿한 직장인으로 독립한 보람(가명·31)씨와 만 1세가 되기 전부터 양육 중인 고등학생 아람(가명·17)양의 여권 색깔이 달라서 아이들이 상처받았던 것이 마음에 깊이 남았다고 말한다.

친엄마가 광주에 사는 아람양과 달리 친부모와 연락이 닿지 않는 보람씨는 미성년자 시절 복수여권이 아니라 단수여권만 발급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단수여권은 일반여권과 색도 다르고 여행을 한번 다녀오면 자동 폐기돼 계속 새로 만들어야 하는 불편도 따랐다.

여행을 갈 때마다 아이가 상처받고 우는 모습을 지켜본 위탁모 사은숙씨는 "우리가 부모로 키우고 있지만 아무런 친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것까지 차별받아야 하고 아이를 지켜줄 수 없나' 하는 한탄이 들었다"고 회상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시설에서 크다가 8살 때 한 가족이 된 보람씨는 처음엔 낯선 환경에 서먹해 했지만 사씨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에 곧 한 식구가 됐다. 8살 아이였던 보람씨가 배시시 웃으며 "엄마, 엄마랑 아빠가 생긴 게 너무 좋아요. 고아는 굉장히 힘들거든요. 엄마는 모르지?"라고 했던 말을 위탁모 사씨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아이들과 위탁 부모가 성이 다르기 때문에 학교에 내는 가정환경조사서에 아버지 실명('이한주') 대신 위탁 자녀의 성을 따 '박한주'라고 적어내기도 했다. 사춘기 아이들에게 없어선 안 될 필수품인 휴대전화도 아이들 명의로는 개통해줄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사씨 부부의 명의로 개통해 실제론 미성년자 아이들이 쓰는 전화지만 성인 요금을 내는 것을 감수했다.

친권의 굴레는 아이가 위탁 가정을 떠나는 순간까지 발목을 잡았다.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취업을 결심한 보람씨가 들어가고 싶어한 회사에서 친권자 동의서를 요구한 것. 교사 추천서와 보호자 동의서 등을 총동원해 결국 보람씨가 취업하긴 했지만 위탁 부모에게는 마지막까지 '친권 없는 부모'라는 상처가 남았다.

위탁 부모도 '후견인'이 되면 친권에 준하는 법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지만 법원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가정위탁 제도를 총괄하는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는 위탁 부모가 법정 대리인으로서 일부 권한을 얻을 수 있도록 2016년부터 '위탁 부모 후견인 선임'을 추진, 지금까지 27곳의 일반위탁 가정이 후견인 지위를 얻는 것을 도왔다.

◇ "아이 키우기도 빠듯한 지원금…부모 휴식은 꿈도 못 꿔"

일반위탁을 하는 가정에 정부가 주는 보조금은 한 달에 62만∼70만원 선이다. 이 돈은 아동에게 들어가는 생활비로 쓰기에도 모자란다고 위탁 가정들은 고충을 토로한다. 보건복지부 의뢰로 2015년 명지대 산학협력단이 진행한 대안 양육제도 양육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위탁 가정이 한 달에 아동에게 지출하는 돈은 54만원(가정 총지출의 33%)이었다. 4년이 지난 지금은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 생활비 말고도 위탁 아동은 돈이 더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지원기관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혈연 가정에서 분리된 경험에서 오는 정서적 상처에 대한 심리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대다수이고 이 중 학대를 당한 아동은 신체적·정신적 학대 치료 비용도 필요하다.

지자체에 따라 심리치료를 지원해주는 곳도 있지만 이마저도 확보된 예산이 소진된 이후에 신청한 아이는 혜택을 볼 수 없다.

아이가 만4세 이후에 장애 진단을 받으면 장애 수당을 받는데, 그러면 일반 지원금이 장애 수당을 받은 만큼 삭감된다. 위탁 가정 입장에선 아이의 장애를 돌볼 지원금이 결과적으로 늘지 않는 셈이다.

영유아를 맡아 키우게 되면 밤중 수유 등으로 거의 24시간 돌봄 노동을 수행해야 하지만 추가 수당은 꿈꿀 수 없고, 노고는 오롯이 위탁 부모가 당연히 감내해야 할 몫이다.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 이선녀 정책개발팀장은 "지금처럼 위탁 부모의 숭고한 희생만으로 위탁제도를 운용한다면 신규 위탁 부모를 유치하기는커녕 기존의 위탁 부모도 현실적 어려움으로 이탈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며 "아동과 가정 특성에 맞는 차등 지원, 위탁 부모의 교육과 휴식의 기회 보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UN 아동권리협약 제20조는 '가족과 분리된 아동은 적절한 위탁 가정이나 입양가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선(先)가정 후(後)시설' 입소를 권고하고 있는데 우리 사회의 가정위탁에 대한 인식과 지원은 빈약한 수준"이라며 "고아원이나 그룹홈 같은 시설에 준해서 위탁 가정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해외 가정위탁 연구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오리건주 등은 아동의 나이에 따라 수당을 차등 지급하고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추가로 지원한다. 독일은 위탁 부모의 연금 크레딧을 올려주거나 조세 감면 등의 혜택을 줘 참여 동기를 부여한다.

영국과 호주 등은 영아 위탁, 응급 위탁, 위탁 부모 휴가 시 대리 위탁, 난민 아동 위탁 등 위탁 유형을 세분화해 아동과 위탁 부모의 상황을 모두 고려한 위탁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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